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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소희

damducky 2023. 2. 20. 18:36

지난 주말(23년 2월 18일) 

다음 소희를 봤다. 

평소라면 잘 보지 않았을 영화였지만

좋아하는 영화유튜버 거의없다 의 많은 방송에서의 권유(?)와

매불인으로 저렇게까지 4명의 평론가들이 말하면 보지 않을 수가 없어

바로 보러갔다.

그리고 나같은 사람이 많은지 동네 조그마한 극장인데 꽤 사람이 찼다.

 

영화는 특수목적고를 다니던 소희가 고3 취업활동을 나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과 

왜 소희가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소희의 이야기 1부

그리고 소희의 죽음의 이유를 알고 싶어 하는 오유진 형사의 이야기 2부

이렇게 큰 단락으로 나누어 진다. 

 

이런 문제를 다루는 영화가 으레 그렇듯 사건의 당사자를 보여주고 

제 3자가 이 이야기를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에게 화두를 던진다.

 

어떻게 보면 스토리텔링에서 새로운 것은 없다. 

하지만, 다음 소희 만이 가지고 있는 묘한 불편함이 있다.

그것은 소희의 이야기를 감독의 시건으로 따라가는 호흡이다.

관객이 소희에게 몰입이 되려고 하면 컷을 과감하게 끊고 넘긴다. 

그런데 카메라는 소희에게 굉장히 가까이 있다.

철저하게 소희에게 집중하면서도 감정은 객관적이다. 

 

2부의 배두나가 연기한 오유진 형사에 대해서는 

작품후반까지 굉장히 오해를 했다. 

이것 또한 으레 소희에 공감하기 위한 오유진만의 스토리가 있고

소희와 유진의 감정의 공통점을 강조하는 것이 일반적 스토리텔링인데

이 영화는 그러하지 않는다. 

영화 거의 후반까지 왜 감독은 소희와 유진의 접점을 보여주지 않지? 감정을 이끄는 방법을 모르나?

하는 생각이였는데

그건 나의 엄청난 오만이였다.

유진은 소희와 감정적으로 접점이 없어도 된다. 

아니 없는게 당연하다. 

유진은 형사다. 그녀는 그녀가 할 수 있는 해야되는 일을 한 것 뿐이다. 

소희를 동정하기 위해 소희에게 감정이입하고 공통점을 만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유진이 소희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그 모든 과정

그것은 우리가 해야 하는 것들인 것이다. 

특별하게 연결되어 있지 않아도 우리가 해야 하는 것

그래서 유진은 소희와 공통점이 없는 것이다. 

마땅히 가져야 할 것 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이 영화의 영리함이고 미덕이고 

좀 더 소희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 특별함이다. 

 

좋은 영화를 봤고 

영화가 끝난 뒤 같이 본 사람과는 서로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만큼 먹먹했다. 

 

혹시라도 아직 안 보신 분들이 있으면 꼭 보시길 바란다.